이곳은 이제 행정상의 지명보다 ‘미친(美親) 서각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이 마을 출신의 서각(書刻) 예술가 정지완(54) 대표는 지난 2000년 귀향해, 활력을 잃은 마을을 되살리고자 사비를 들여 마을에 서각체험학교를 열었다.
특출난 자원이나 특징을 갖지 못한 마을의 힘은 사람과 그들이 향유하는 문화콘텐츠에서 나와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올해로 19년째를 맞이한 체험학교는 해마다 주민 역량 강화를 위한 15~20가지의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그 결과 이제는 ‘주민 모두가 선생님’이 되어 서각·한지·칠보·목공 등의 공예교육과 바리스타 핸드드립·전통주 빚기·난타·풍물·천연염색·국화차 등의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할 만큼 역량가로 성장했다.
마을 영농조합은 서각공예를 활용한 맞춤형 제작(마을지도와 안내판, 스토리텔링 문패, 우편함)과 다양한 브랜드 상품(핸드드립 커피 ‘할매인가베’, 전통주 ‘제석골대왕주’, 국화차‘목구향’ 등)을 개발해 냈다.
마을은 그간의 활동상을 인정받아 2016년에 행자부, 농림부 등으로부터 장관상을 수상하고, 2017년엔 제4회 행복마을만들기 콘테스트 문화복지 분야에서 동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